1. 연구 배경
최근 들어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선거 때마다 각 정당 또는 후보자의 핵심공약에는 세금과 복지에 관한 정책이 빠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이후가 되어서야 복지가 크게 확장되기 시작했다. 주위의 모두가 가난했던 과거와 달리 빈부격차가 확대되었고, 국가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잘 살게 되었으니 이제 성장의 과실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돌봐야한다는 의식이 커졌다. 이런 의식의 밑바탕에는 성장과 재분배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경제적 논리가 존재한다. 즉 경제가 성장을 할려면 대기업 및 능력이 뛰어난 개인들에게 혜택을 줘 이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해야하고, 재분배를 위해 이들의 인센티브가 약화될 경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소득 및 자산 불평등도 커지는 동시에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불평등과 경제성장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늘 소개할 논문은 국제기구인 IMF와 OECD에 속한 학자들의 논문이다. IMF의 Ostry, Berg, Tsangarides, OECD의 Cingano는 각각의 논문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2. 연구 내용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은 경제 성장에 필요한 조건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능력있는 기업과 개인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그들의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이런 연구의 주된 논리는, 경제적 불평등이 심할수록 국민들의 재분배수준이 높아지고, 높은 세금으로 재분배를 많이 하면 경제적 인센티브가 저해되어 결국 경제성장도 저해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재분배 정책은 성장에 오히려 더 해가 되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논문에서는 국가별 데이터를 이용하여 경제적 불평등과 재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우선 IMF 학자들의 논문에서는 우선 소득불평등을 세전(before taxes and transfers) Gini 계수(또는 시장 불평등)와 세후(after taxes and transfers) Gini 계수로 나누어 분석한다. 세전 Gini 계수와 세후 Gini 계수의 차이가 국가의 재분배(즉 세금과 복지지출) 수준이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우선 시장불평등이 심한 국가일수록 재분배를 많이 한다. 그리고 세후 불평등이 낮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높고,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기간도 길다. 또한 기존의 선입견과는 달리 재분배 수준은 경제성장과 크게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재분배를 통해 세후 불평등도를 낮출 경우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OECD 학자의 논문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OECD 국가의 지난 30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불평등이 심할수록 이후 경제성장률은 낮아졌다.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낮아질 경우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커졌다. 이 논문에서는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악화시키는 경로로 인적자본의 축적을 꼽았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저소득층 자녀의 학력 및 교육성취도가 낮아졌지만, 고소득층 자녀의 학력과 성취도는 불평등과 관련이 없었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불평등이 커질 경우 저소득층 자녀들의 인적자본 축적이 저해되고, 이는 국가 전체적으로도 성장을 저해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3. 연구의 의미
이 두 논문의 결과는 기존의 경제학적 상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며, 이후 IMF와 OECD의 국가별 정책권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는 성장과 분배 사이에 trade-off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었지만, 이 논문들에서는 정책이 잘 설계될 경우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재분배 정책을 통해 소득불평등이 완화되고 저소득층이 교육과 건강을 위해 지출하는 금액이 늘어나면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세금 측면에서도 일부 기업 및 개인의 과도한 투기행위 등에 적절히 과세하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면서 복지를 위한 재원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원문:
(http://www.imf.org/en/publications/staff-discussion-notes/issues/2016/12/31/redistribution-inequality-and-growth-41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