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7일

법인세 인상에 따른 임금의 변화

1. 연구 주제

본 연구는 법인세를 인상하면 근로자의 임금에는 어떠한 영향이 미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조세귀착의 문제라고 부른다. 조세귀착이란 특정 세금에 대한 납부 부담이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설탕이 비만을 가져온다고 하여 설탕세를 설탕 1kg당 100원씩 부과했다고 하자. 이 경우, 표면적으로 설탕세를 국가에 납부하는 사람은 설탕 공급자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납부자가 설탕 공급자인지는 다른 문제이다. 만약 설탕세 부과 후 설탕 가격이 1kg당 80원 올랐다고 한다면 1kg당 100원의 설탕세에 대한 실질적인 납부는 80원은 소비자, 20원은 공급자의 몫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법인세 인상하게 되면 기업이 세금 납부부담을 전적으로 떠안을 수도 있겠으나 기업이 고용하는 직원들의 급여를 일부 낮춤으로써 법인세 부담의 일정 부분은 직원들에게 떠넘길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가 법인세의 귀착효과에 대한 문제이다.

 2. 연구 방법

저자들은 독일의 사례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실제 법인세가 인상하였을 때 임금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왔는지 분석하였다. 저자들이 주목한 자료는 독일의 지방영업세(local business tax)에 대한 것이었다. 독일의 지방영업세에 관하여 1993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10% 정도의 지자체가 해마다 세율을 조정하였다. 그 결과, 10,001개의 지자체에서 해당 기간 동안 17,999회 세제개편이 있었다. 또한, 지자체별로 세제 대상이나 적용방법 등의 변화는 전혀 없는 채로 오로지 세율의 변동만 있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저자들은 3,522개 지자체의 기업들에 대한 미시자료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방법으로는 비모수적 이벤트 스터디 기법(event study design)과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s)을 활용하였다.

3. 연구 결과

분석결과, 지방영업세의 대상 기업 전체에 대하여 평균적으로 지방영업세의 51%가량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즉, 법인세가 증가할 때, 법인세 증가분의 51% 정도는 기업에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줄임으로써 납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결국, 독일에서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그 세금의 절반은 근로자가 납부하는 셈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한편, 근로자의 특성에 따른 조세귀착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비숙련 근로자, 여성 및 청년 근로자일수록 법인세의 인상에 따른 임금 감소효과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숙련 근로자는 전혀 임금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연구의 의의

법인세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널리 퍼진 시각은 법인세가 누진적(progressive)이라고 보는 것이다. 참고로, 가진 수준에 비례적으로 걷는 세금을 비례세라고 부른다. 반면, 적게 가진 자에게는 가진 수준보다 더 적게, 많이 가진 자에게는 가진 수준보다 더 많이 걷는 세제를 누진세라고 부른다. 법인세는 기업에 부과하다보니 적게 가진 노동자에게는 부과하지 않고 많이 가진 자본가가 주로 부담하는 세금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는 법인세의 누진성이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처럼 그리 높지 않을 수 있음을 보인다. 저자들은 유명한 논문인 Piketty & Saez(2007)의 계산법에 본 연구의 귀착효과 결과를 반영할 경우, 법인세의 누진성이 25~40%가량 감소할 것으로 설명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서 정책입안자가 분배의 형평을 위해 법인세를 인상하고자 한다면 국내 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을 기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독일의 사례처럼 법인세의 인상이 자칫 사회적으로 더 취약한 사람들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문: Clemens Fuest, Andreas Peichl, and Sebastian Siegloch. 2018. “Do Higher Corporate Taxes Reduce Wages? Micro Evidence from Germany.” American Economic Review 108(2): 393–418. https://doi.org/10.1257/aer.2013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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