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과 성별(gender)은 언뜻 생각하면 연결하기 쉽지 않을 수 있는 연구 주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품 무역이나 해외직접투자 등이 노동시장에서 고용이나 임금 등의 성별에 따른 차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제법 많은 연구들이 진행됐습니다. 외국계 기업들은 고용에 보다 여성 친화적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다국적 기업과 성별 불평등에 대해 동아시아 국가들을 연구한 최근 실증 논문 두 개를 간단히 소개하려 합니다.
첫번째는 한국의 경우를 연구한 것으로 Jaerim Choi and Theresa Greaney의 2021년 논문입니다. 연구자들은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를 활용해 한국의 기업이 외국계 기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을 때 기업 내부의 성별에 따른 고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선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의 경우 국내 기업보다 여성이 기업 대표를 맡을 확률이 2.3%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차분 및 매칭을 활용한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성별 불평등의 정도가 낮은 외국계 기업에게 인수되는 경우, 기업의 본부내 주요 직무를 맡은 상용직 노동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2-12%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전제 고용의 증가보다는 남성 노동자들의 직무 재조정을 통해 달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다국적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은 인수된 한국 기업의 생산성을 6% 가량 증가시키는데, 이 중 위에서 설명한 남성 및 여성 노동자의 재배치가 설명하는 부분은 1-7%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종전에 성별에 따른 노동자의 배분에 비효율성이 있었고, 다국적 기업의 인수합병이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면서 인수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중국의 경우를 연구한 Heiwai Tang과 Yifan Zhang의 2021년 논문입니다. 이들은 중국의 제조업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중국에서 다국적기업과 고용 성차별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보다 성 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에 위치한 해외 다국적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자회사일수록 여성 노동자 및 여성 관리직을 고용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논문에서 표현한 바로는 기업의 모국의 성 평등 지수가 ‘말레이시아 수준에서 독일 수준’ 정도로 더 높은 기업들의 경우 여성 노동자의 비중이 1.9% 정도 더 높았다고 하는군요. 이러한 다국적기업의 보다 여성 친화적인 채용은 여성 노동자들이 더 많이 일하는 산업에서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다국적기업의 여성 친화적인 고용은 근접한 지역 혹은 동종 산업에 있는 다른 중국 기업들의 고용에 대해서도 보다 여성 친화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도 있다고 하네요. 이는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중국 기업들로 고용에 있어 더 여성 친화적인 문화적 규범이 전파되는 한 증거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논문을 종합해보면 한국과 중국에서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에 비해 보다 여성 친화적인 고용 문화를 갖고 있으며, 또한 성별 차별에 따른 비효율성을 개선함으로서 개별 기업이나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Global Influences on Gender Inequality (Jaerim Choi and Theresa Greaney 2021 International Economic Review) Link
Do multinationals transfer culture? Evidence on female employment in China (Heiwai Tang and Yifan Zhang 2021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Link
써놓고 보니 이미 최현도 교수님께서 상당히 일관성 있는 다른 논문을 소개해 주신적이 있었네요. (역시 선행연구 조사를 항상 잘 해야….)
http://researchbeetle.net/?p=16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