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로서의 독점적 지위 vs 효용
신기술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받아들이는 그룹을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고 부른다. 이들은 신기술의 실패와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얼리어답터 그룹이 어떤 기술은 받아들이고 어떤 것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지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학자들은 두 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첫째, 다른 사람보다 신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그것 자체가 그들에게 의미를 부여할 때 신기술을 받아들인다. 둘째, 그들은 신기술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효용가치를 보고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주장이다. 학술지 Science에 실린 이 논문에서는 대규모 사회실험을 통해 두 주장을 검증해 보았다.
MIT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
연구자들은 2014년 MIT 학부생을 대상으로 일정한 등록 프로세스를 거칠 경우 100불의 가치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준다고 공지를 했다. 4,494명 학부생 중 3,108명이 비트코인을 받기 위해 등록을 했다. 하지만 참가자 50%에게는 비트코인 미리 지급하고 나머지에게는 2주 후에 지급을 했다. 누가 먼저 받고 누가 나중에 받을지는 무작위로 선정했고, 지급 시점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비트코인을 받고자 먼저 등록한 25%를 얼리어답터로 정의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추적했다. 비트코인을 오래 보유한다면 신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험결과 얼리어답터 그룹에서는 비트코인을 늦게 받을 경우, 비트코인을 보유하기 보다는 팔아 버린 비중이 높아졌다. 하지만 얼리어탑터가 아닌 학생들의 경우는 비트코인을 받은 시점이 비트코인 보유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저자들은 두 가지 추가분석을 수행했다. 우선 기숙사에 사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off-campus)를 비교했다. 아래 왼쪽 그림이 결과다. 기숙사에 살아서 자신이 비트코인을 늦게 받았다는 것이 쉽게 인지될 경우, 얼리어탑터 그룹은 비트코인을 보다 많이 팔아버렸다. 하지만 비얼리어답터 그룹에서는 여전히 큰 차이가 없었다. 친구들과의 비교를 통해 얼리어답터로서의 지위에 상처가 명확해질 경우 비트코인 보유 의욕이 상실되는 것이 명확해 보인다.
다음으로 스필오버(확산) 효과를 분석했다. 기숙사에 늦게 비트코인을 지급받은 얼리어답터가 많을 경우 비얼리어답터 그룹은 비트코인을 더 빨리 팔아 버렸다 (중앙그림 참고).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이는 사람들도 적어질까? 그렇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비트코인을 늦게 지급받은 얼리어답터가 많은 기숙사의 경우 그들과 함께 사는 비얼리어답터 그룹은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이는 경우가 낮았다. 해석을 하면, 얼리어답터가 우연히 비트코인을 늦게 받게 되고 그에 따라 비트코인에 대한 적극성이 낮아지자, 그 옆에 있던 비얼리어답터 그룹도 그들을 따라 비트코인에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무슨 의미가 있나? 얼리어답터라는 지위
얼리어답터에게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왜 사용하는지 물을 때, 많은 이들이 새로운 기술이 가져다 주는 효용에 대해서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MIT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에서는 이들의 대답에 의문을 제기한다. 비트코인을 2주 늦게 받았다고 가상화폐가 가져다 주는 효용이 낮아질 이유가 없음에도, 얼리어답터들은 비트코인에 관심을 덜 보였다. 얼리어답터들은 새로운 기술이 가져다 주는 효용보다는 그것을 남들보다 먼저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지위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기술의 필요성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며, 사회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다.
Catalini, C., & Tucker, C. (2017). When early adopters don’t adopt. Science, 357(6347), 135-136.
출처: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57/6347/135.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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