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부를 가진 재벌 오너가 사망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기사가 있다. 상속세는 얼마이며, 자녀들은 이 상속세를 어떤 식으로 낼 것이고, 그들의 경영권은 어떻게 되는가 분석하는 기사이다. 상속세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내지 않는 세금이지만, 막대한 부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가장 민감한 세금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하는 연구는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한 부자들의 여러 행동 중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저자들은 유명 잡지 포브스(Forbes)에서 발표하는 Forbes 400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00인)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거주 지역 변화를 통해 그들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지 분석하였다.
2001년 이전에는 거주 지역이 상속세와 상관이 없었다. 연방 상속세와 더불어 주(state) 상속세가 있긴 하지만, 주에 낸 상속세액은 연방 상속세액에서 공제되기 때문에 사실 어떤 주에 거주하던지 본인이 사망한 후 발생하는 상속세 금액은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01년 세법이 바뀌면서 주 상속세액에 대한 공제가 폐지되었고, 따라서 어느 주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상속세가 크게 달라질 수 있게 되었다.
저자들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2001년 이후 상속세가 없는 주에 거주하는 Forbes 400 자산가들의 비중이 유의하게 늘었다. 즉 본인이 사망한 경우에 발생하는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상속세가 없는 주로 이주한 것이다.
상속세로 인해 부자들이 그 주를 떠나간다면 개별 주 입장에서는 상속세를 폐지하는 것이 좋을까? 상속세 때문에 다른 주로 떠나간 부자들이 그 주에 계속 살았으면 살아있는 동안 많은 소득세를 냈을 것이기에 이러한 소득세 손실이 주 입장에서는 상속세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반면 상속세가 있어도 여전히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부자들이 있고, 그 부자들이 사망할 때 연방정부 뿐만 아니라 주정부에도 상속세를 내게 된다. 거둬들이는 상속세가 주 입장에서 상속세 유지에 따른 이익이다. 저자들의 계산 결과 대부분의 주에서 이익이 비용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 상속세로 인해 부자들이 그 주를 떠나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속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재정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원문: Moretti, Enrico, and Daniel J. Wilson. Taxing Billionaires: Estate Taxes and the Geographical Location of the Ultra-Wealthy. No. w26387.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2019.
(https://www.nber.org/papers/w26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