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8일

조상님들의 이민과 후손들의 글로벌 공급망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세계적 공급망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국제무역 연구자들도 팬데믹 이후 세계화의 모습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GSC)은 어떤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많이들 연구하는데요, 최근에 한국인 국제무역 연구자들이 협업하여 진행중인 흥미로운 연구가 하나 있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Jaerim Choi, Jay Hyun, and Ziho Park 의 2022년 연구에서는 미국 전역의 사업체 데이터를 토대로 이민이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형성에 미치는 인과적 영향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 미국은 이민자들의 국가입니다. 건국 이래 다양한 나라에서 수많은 이민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주하였는데, 오랜 기간 이민자들의 출신국가들에 따라  미국 내에서도 지역별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정착하는 패턴들이 달랐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지역 간 이민자들 유입의 변이(variation)를 활용하여 미국으로 들어온 오랜 과거 세대의 이민자 유입 패턴이 미국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연구하였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어떤 국가로부터 미국내 특정 지역에 유입되는 이민자의 수가 10% 증가할 때, 해당 지역에 소재하는 기업들 중 적어도 한 기업이 이민자들이 유입된 국가에 위치한 공급자들과 거래 관계로 연결될 확률이 2.24% 포인트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평균과 비교해 특정 국가로부터 유입되는 이민자의 수가 두 배가 될 때, 그 국가에 위치한 기업들과 공급-거래 관계를 가질 확률이 4.9%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민자 네트워크와 글로벌 공급망 형성을 연결시키는 요인은 어떤 것일까요. 연구자들은 이민자 네트워크가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담보로서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기업들 간의 거래에 있어 해외 기업들과 거래하는 경우 국내 기업들과 거래할 때에 비교해 계약의 이행에 있어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더 높고 시간이나 비용도 많이 듭니다. 따라서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어떤 무역 신용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특히 법적 제도가 덜 완비된 국가에 소재한 기업들과 거래할 때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에 비추어 연구자들은 기업간 거래에 있어 이민자 네트워크가 이러한 위험을 완화시키는 사회적 담보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기업들 중 신용제약에 더욱 직면한 기업들일수록 이러한 이민자 네트워크가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형성에 미치는 효과가 더욱 크다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들이 거래하는 해외 기업들이 위치한 국가들의 사법 제도의 수준이 낮을 때, 이러한 이민자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높아집니다.

Bound by Ancestors: Immigration, Credit Frictions, and Global Supply Chain Formation (Jaerim Choi, Jay Hyun,  and Ziho Park 2022 Working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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